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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차 개발자가 AI 부트캠프를 듣기로 한 이유
AI 시대에도 실무자로 계속 성장하고 싶어서 다시 학습 루틴 안으로 들어간 이야기
코드잇 AI 엔지니어 스프린트 과정을 신청했다.
열심히 일하다보니 어느덧 12년차 개발자가 되어있었다. 한때는 게임개발자로 당시 유명했던 3D MMORPG도 개발했었고, 그 외에도 여러 회사에서 서비스들을 만들고 운영했었다. 그간 많은 설계와 회의들, 코드리뷰, 그리고 장애와 재발방지까지 모두 겪었던 일이었는데, 다시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고,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부트캠프 학생이 되기로 했다.
코드잇 AI 엔지니어 스프린트 과정은 7월 2일부터 시작된다. 지금은 pre-course로 파이썬 강의 세 개가 열려 있고, 지금 듣는중이다. AI 엔지니어링으로 들어가기 위한 첫 걸음인데, 아직은 입문 과정을 다시 리마인드 하는 중이다.
내 마지막 커리어는 백엔드 개발자였는데, 한동안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커리어가 어느 정도 쌓이면 자연스럽게 관리나 매니저 트랙 이야기가 주변에서 들린다. 조직을 보고, 피플매니징을 하고, 일의 흐름을 조정하는 역할도 분명 중요하지만, 나는 아직 실무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어떤 시기엔 팀의 리더가 되어 일을 했었지만 다시 사양하고 내려놓았었다. 아직은 내가 나설 곳이 아닌것 같았다. 나는 코드를 직접 다루고, 시스템을 더 고도화하고, 제품이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일을 더 몰입해서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AI가 세상을 흔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환각이 심해서 신뢰성도 낮았고, 코딩의 보조 도구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조금씩 환각이 줄어들고 코드를 더 빨리 써주고, 테스트를 만들어주고, 문서를 정리해주는 도구. 그런데 이게 더 발전해서 AI 코딩 에이전트가 나오고 실무에서 쓰다 보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어떤 순간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서 “코딩”이라는 작업 자체를 거의 삭제해버리는 수준으로 느껴졌다.
물론 코딩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말은 아니지만, 역할의 중심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은 분명했다.
이제 중요한 건 키보드로 코드를 얼마나 빨리 치느냐 보다 AI가 제안한 방향이 맞는지, 설계가 실제 서비스의 제약을 견딜 수 있는지, 겉으로는 그럴듯하지만 나중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선택은 없는지를 깊게 보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경험 많은 엔지니어가 해야 하는 일은, 오히려 더 날카로워지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AI는 코드를 순식간에 쏟아내고, 그래서 사람이 이제 더 검토를 잘 해야 한다.
나를 포함해 주위에서는 AI로 인해 뒤쳐질까 FOMO를 쏟아내고 있었지만, 오히려 한쪽으로는 흥미로웠다.
AI가 이렇게까지 큰 변화를 만든다면, 나는 그 바깥에서 도구를 잘 쓰는 사람으로만 남고 싶지 않았다. LLM이 어떻게 제품 안으로 들어오는지, AI 엔지니어링은 기존 백엔드 엔지니어링과 어디서 만나고 어디서 갈라지는지, MLOps라는 영역은 실제로 어떤 문제를 다루는지 더 알고 싶어졌다.
AI 엔지니어링이나 MLOps 쪽으로 방향을 넓히고, 예전에 최종 문턱에서 돌아서야했던 글로벌 빅테크에 다시 도전할 기반까지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혹시 모르지만 다른쪽 길로 조지아텍 OMSCS같은 석사나 연구하는 석사, 학문쪽으로의 선택지도 열어둘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결론은 단순했다.
아직은 내 지식의 한켠을 더 채우고 싶었고 성장하고 싶었다. 그리고 AI를 그냥 “잘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 로만 두면 안 될 것 같았다.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들은 적도 있다.
“12년차인데 왜 굳이 부트캠프를 들어요?”
충분히 나올 만한 질문이다. 특히 비전공자도 커버하는 과정이라면 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이미 실무를 오래 한 사람이 다시 신입 위주의 부트캠프로 들어가는 모습은 어딘가 돌아가는 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돌아가는 길이라기보다, 앞으로 가기 위해 기반을 다시 다지는 일에 더 가깝다.
내가 알고 싶은 건 파이썬 문법을 넘어, LLM과 AI 엔지니어링, 그리고 그 위에서 AI 엔지니어링의 업계 능력자가 알려주는 실제 제품을 만드는 감각이다. 오히려 내가 해봤다고 느끼는 것들을 다시 보면서 내가 무엇을 대충 알고 넘어갔는지 더 잘 보는 좋은 계기가 되고, 모르는 것은 배우고 만들면서 내것으로 익히고 포트폴리오를 쌓을 것이다.
개인적인 동기도 하나 있다.
가까운 사람이 얼마 글로벌 빅테크에 합격했다. 원래는 내가 먼저 가는 게 목표였는데, 그 사람이 먼저 합격했다. 쓰고 보니 조금 웃기지만 ㅋㅋ 실제로는 꽤 좋은 자극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는길을 오히려 지지해줌으로써 나는 더욱 앞으로 나아갈 힘을 낼 수 있었다.
그 일은 가능성의 기준을 바꿔놓았다. 멀리 있다고 생각했던 세계가 생각보다 가까운 사람의 현실이 되는 걸 보니, 나도 다시 준비해보고 싶어졌다. 같이 다니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부트캠프 듣는다고 갑자기 모든 게 마법처럼 바뀌지는 않겠지만, 글로벌 빅테크든, AI 엔지니어링 커리어든, 석사든, 어느 쪽이든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 나에겐 이 과정이 그 시작점이다.
지금 듣고 있는 pre-course는 파이썬 강의 세 개다.
나는 파이썬을 깊게 다뤄온 사람은 아니었다. 업무에서 필요한 만큼 쓰거나, 스크립트를 만들거나, AI 도구 주변에서 만지는 정도였지 체계적으로 배웠다고 말하기는 애매했다. 그래서 기본 문법이나 해당 언어의 특성을 다시 볼 때 의외로 재미가 있다.
“아, 이걸 이렇게 설명하는구나.”
이런 부분들인데, 이미 아는 것 같던 내용을 다른 순서로 다시 보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개념이 이제는 실무 경험과 연결되면서 다르게 이해되기도 한다는 점.
앞으로 코드잇 과정에서 공부한 내용을 포스팅 할 예정이다. 파이썬부터 시작해서 AI, LLM, MLOps, 프로젝트 기록까지 섞일 수 있다. 어떤 글은 강의 포인트 정리에 가까울 테고, 어떤 글은 경력자의 관점에서 배워나가는 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첫 글은 “무엇을 배웠는가”보다 “왜 다시 배우는가”를 먼저 적어두고 싶었다. 그래야 뒤에 올라오는 글들도 단순한 수업 노트가 아니라 하나의 방향 안에서 읽힐 수 있을 것 같았다.
AI 시대에 개발자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아직 정확히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고, 오늘의 정답이 몇 달 뒤에는 outdated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쪽 보다, 움직여보고 다시 생각해보려 한다.
첫 강의는 파이썬이었다.